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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 디스플레이 본문

Dev. Study Note/VR Introduction

촉각 디스플레이

Priv 2025. 1. 5. 16:26


 

 

1. 촉각 디스플레이

인간이 어떠한 것을 '현실'이라고 믿기 위해서는 촉각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촉각은 인간이 사물과 접촉함으로써 그 사물의 존재를 검증할 수 있는 감각이며, 이 때문에 촉각은 다른 감각보다 속이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촉각이라는 의미의 영단어, 'Haptic'은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물리적인/신체적인 접촉 또는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이러한 'Haptic'의 의미는 자연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촉각 상호작용들을 살펴보았을 때,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촉각 상호작용 중 하나인 '터치(touch)'를 예로 들자면, 우리는 버튼을 클릭하는 입력을 가하고 그 입력에 의한 버튼의 눌림 감각을 출력으로 받는다.

이는 다른 종류의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는 촉각 디스플레이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촉각 디스플레이 구현이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더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촉각이라는 개념은 신체 일부와 사물이 직접 닿았을 때 비로소 성립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냄새나 맛, 시각 정보, 청각 정보 등과 달리 촉각은 원거리에서 자극을 받을 수 없는 유일한 감각에 해당한다.

이렇게 구현이 어렵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촉각 디스플레이는 경우에 따라서 매우 효과적이다.

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는 몰입감을 넘어 학습이나 훈련 상황에서도 충분히 쓰일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분자를 결합하는 실험을 구현한 VR 애플리케이션에서 분자끼리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힘을 촉각 디스플레이로 구현했을 때 학습 효과가 더 높아지기도 했다.

촉각 디스플레이는 표적화된 자극의 종류에 따라서 구분되어 불리기도 한다.

포스 디스플레이(Force Display)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며, 이는 근골격계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디스플레이이다.

현재 VR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사용되고 있는 촉각 디스플레이의 수준은 매우 초보적/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

기껏 해봐야 진동을 사용한 피드백이 고작이며, 게임 컨트롤러처럼 손에 들고 사용하는 핸드 컨트롤러(Hand Controller)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특히 손)를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촉각 피드백 자체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던 만큼 햅틱 조끼처럼 신체에 착용하는 방식의 장비들도 등장하였으나, 아직 주류가 되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보다 효율적으로, 현실적으로 촉각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모든 촉각 피드백에 대한 일반적인 감각 구현에 집중하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한 움직임이나 피드백만을 반영한 촉각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외과의사가 로봇 팔을 이용하여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환경을 가정한 VR 시뮬레이션을 생각해 보면 체험자에게 로봇 팔을 통해 전달되는 촉각 피드백(팔 움직임에 대한 저항감, 진동 등)은 구현이 필요하겠지만, 그 외의 신체 부위가 인지할 촉각 피드백까지 모두 구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체험자는 손을 이용해 촉각을 감지하며 다리와 발을 통해서 감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촉각 디스플레이도 손을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 촉각 디스플레이의 속성

촉각 디스플레이에도 시각/청각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속성들이 존재한다.

- 촉각적 표현 속성: 접지, 운동학적/고유감각적 단서, 촉각/피하 단서, 디스플레이의 수, 자유도(DOF), 형태, 정확도, 공간 해상도, 시간 해상도, 레이턴시 허용치, 크기

- 논리적 속성: 사용자 이동성, 트래킹 방식에 따른 상호작용, 환경 요구 사항, 다른 감각 디스플레이와의 연관성, 휴대성, 처리량, 방해물, 안전, 비용

 

2.1. 햅틱 표현 속성

2.1.1. 접지

접지는 전기공학 분야에서 '그라운드(Ground)'라는 표현으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로, 전기가 회로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땅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접지도 이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

촉각 디스플레이가 체험자에게 촉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결국 체험자의 신체 일부가 디스플레이와 접촉하기 위한 기준점이나 고정점이 먼저 요구된다.

즉, 촉각 디스플레이와 체험자의 '접지'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접지는 자체 접지 시스템(Self-grounded systems)세계 접지 시스템(World-grounded systems)으로 분류된다.

자체 접지 시스템은 체험자 자기 자신에 대한 움직임을 생성/제한하는 형태의 접지 시스템이다.

체험자의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게 만들거나, 주먹을 쥘 때 저항을 가하여 더 많은 힘이 필요하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자체 접지 시스템은 체험자의 신체를 구속하지만, 그렇다고 신체의 움직임과 제어를 무조건적으로 강탈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자체 접지 시스템은 체험자의 신체에 부착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지만,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힘의 유형에 제한이 크다.

세계 접지 시스템은 절대적인 위치를 기반으로 접지를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즉, 저항을 생성하거나, 체험자와 외부 물체(바닥 또는 천장 등) 사이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체험자에게 외부 힘을 가하는 방식으로 구현된 접지 시스템을 의미한다.

체험자 신체에 부착된 장비로 구현되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힘을 가하여 체험자에게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자체 접지 시스템과 달리 휴대성이 좋지 않다.

 

2.1.2. 운동학적/고유감각적 단서

움직임과 신체 관련 단서는 관절 각도와 근육 길이와 같은 고유감각적 단서와 근육의 긴장과 같은 운동학적 단서를 제공하는 신경 입력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동학적/고유감각적 단서는 뇌가 물체의 단단함과 대략적인 형태, 물리적인 힘(강한 바람이나 중력) 등 세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인간의 신체에는 총 75개의 관절이 있고 그중 44개의 관절이 손에 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관절 주변에 있는 감각 수용체들은 개별적으로 고유감각적 단서(관절의 각도와 위치, 근육 길이 변화, 힘줄에 가해지는 힘 등)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체험자의 신체 각 지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힘 입력을 단일 디스플레이로 구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2.1.3. 촉각/피하 단서

촉각/피하 단서는 피부에 존재하는 감각 수용기를 통해 수용하는 촉각 단서들을 의미한다.

피부에 있는 감각 수용기는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열을 감지할 수 있는 '열수용체 감각(Thermoreceptors sense)'와 피부를 타고 전해지는 전류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전기수용체 감각(Electroreceptors sense)'로 구분된다.
(조직 손상에 의한 통증은 '통증 수용체(Nocieptors)'가 감지한다)

 

2.1.4. 디스플레이의 수

햅틱 디스플레이는 디바이스에 따라서 손 또는 관절 단위로 구성될 수 있다.

즉, 사용하는 종류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손과 손가락 기준으로 한다면 디스플레이가 손가락마다 1개씩, 총 10개가 요구될 것이다.

만약 손의 관절마다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자 한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총 44개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수도 있다.

 

2.1.5. 자유도(DOF)

촉각 디스플레이에서도 자유도의 개념은 존재한다.

3-DOF 촉각 디스플레이는 체험자가 막대기나 손가락을 이용하여 가상 세계 공간을 탐색하듯이 3차원 공간 속에서 특정한 지점에 '접촉'하는 개념을 구현할 수 있다.

HMD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처럼 머리 기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VR 경험과 궁합이 좋다.

2-DOF 촉각 디스플레이는 선형적인 움직임과 회전으로 범위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깊이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HID가 이에 해당한다.

포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게임 컨트롤러(PS5의 듀얼센스 등)나 마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6-DOF는 공간 내 움직임과 회전 피드백을 결합했을 때 구현될 수 있다.

3개의 축으로 구성된 움직임과 3개의 축으로 구성된 회전 모두를 보장할 때 6-DOF가 완성된다.

가장 높은 수준의 완성도와 현실적인 물리적 조작,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6-DOF 수준이 요구된다.

 

2.1.6. 형태

여기서 말하는 형태는 체험자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유닛의 물리적인 형태(외형)를 의미한다.

촉각 디스플레이의 형태는 어떠한 사물의 간략한 형태만 본떠서 제작된 프랍(소품; 공이나 막대기 등)일 수도 있고,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실제 사물의 형태를 그대로 본떠서 재현된 프랍(총기류 등)일 수도 있다.

또는 비정형 상태로 구현되어 촉각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는 상황과 조건에 맞게 형태를 조정하여 사용될 수도 있다.

이는 장갑이나 핀을 사용하여 체험자와 접촉한 사물의 외형과 감촉 등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구현된 훈련용 VR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최대한 사실적으로 가상 경험을 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실제 장비에 위치 추적 센서를 설치하여 구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비행 훈련용 콕픽형 VR 시뮬레이터, 수술용 VR 시뮬레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프랍 입력 장치들도 외형과 무게, 촉감에 따라 제한적으로 촉각 디스플레이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진동과 같이 명확한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처럼 비활성화되어 있는 장치들을 통해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경우를 수동적 촉각(Passive haptics)이라고 부른다.

 

2.1.7. 정확도

촉각 디스플레이에서 정확도는 체험자의 안전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수준을 낮추기도 한다.

VR 경험에서 만약 체험자가 총에 맞았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총에 맞은 충격을 정확하게 표현하겠다고 정말로 총에 맞는 수준의 충격을 체험자에게 가하면 그건 VR이고 뭐고를 떠나서 살인 무기가 될 것이다.

 

위 영상처럼 탱크를 타고 돌아다니며 포를 쏘는 형태의 <World Of Tanks>를 VR로 하고 있을 때, 포를 쏠 때마다 전해지는 충격을 현실과 동일한 수준으로 재현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야 재미있겠지만, 정말 아래층 주민들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촉각 디스플레이의 크기, 강도, 속도 등을 설정할 때는 최우선적으로 체험자의 안전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벽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20Nt/cm 수준의 힘이 필요하며, 인간의 손가락이 가할 수 있는 평균적인 힘은 40Nt 정도이다.

또한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때는 10Nt 수준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2.1.8. 공간 해상도

뇌의 촉각 자극 구별 능력은 신체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등의 경우 최대 70mm까지의 자극은 구별이 불가능하며, 팔꿈치는 30mm, 손가락은 2mm까지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즉, 손가락을 사용하는 장비에 촉각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자 한다면 팔꿈치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공간 해상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1.9. 시간 해상도

촉각 디스플레이는 공간 해상도와 더불어 시간 해상도라는 개념도 존재한다.

'터치'와 '홀드'는 엄연히 다른 입력이다.

또한 '터치'와 '홀드', '드래그'도 엄연히 구분되는 입력이다.

이러한 입력에 따라서 촉각 피드백 또한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짧고 가볍게 터치하는 순간에 단단하고 짧은 진동 대신, 묵직하고 긴 진동 피드백이 가해진다면 체험자는 터치한 대상이 무르거나 흔들리는 형태의 사물이라고 인지할 것이다.

또한 드래그할 수 있는 사물을 붙잡고 한쪽으로 쭉 밀 때, 일정 시간마다 '톡톡'거리는, '어딘가에 걸리는 듯한' 촉각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사물이 마치 톱니바퀴 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처럼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2.1.10. 레이턴시 허용치

앞서 언급했던 레이턴시, 렉 문제는 체험자의 행동(Action)과 가상 세계의 반응(Response) 사이의 오차 때문에 체험자에게 보이는 가상 세계가 견고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든다.

 촉각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청각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체험자의 행동에 따른 즉각적인 반응이 매우 중요하다.

촉각 디스플레이는 눈과 손의 협응 작업을 포함하기 때문에 시각 정보와 촉각 정보가 동기화되어 제공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러 체험자가 동시에 VR 경험을 수행할 때도 낮은 레이턴시가 중요하다.

만약 위모트처럼 생긴 리모컨을 각자 들고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가정하면, 테니스 라킷에 공이 닿았을 때 진동 피드백을 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진동 피드백은 라킷을 들고 있는 체험자 한 명에게만 제공되는 피드백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까지 전달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두 명 이상의 체험자가 거대한 박스를 함께 들고 옮기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두 명의 체험자 모두에게 동시에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으면 괴리감이 발생하므로, 이 경우에는 테니스를 치는 상황보다 더 낮은 레이턴스 허용치가 요구될 것이다.

촉각 디스플레이는 물리적으로 체험자와 사물이 접촉해야 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방법으로 체험자의 신체를 추적해야 할 수도 있다.

기계적인 방법으로 신체를 추적할 경우, 다양한 센서를 통해 신체를 추적하는 다른 방식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즉각적인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레이턴시 허용치 문제로부터 좀 더 자유롭다.

 

2.1.11. 크기

촉각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해당 디스플레이가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유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크기가 큰 촉각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으로 더 넓은 범위의 촉각 피드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성도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크기가 작은 촉각 디스플레이는 특정한 작업에 집중한 작은 범위의 촉각 피드백만 시뮬레이션할 수 있지만,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을 적게 받으며 안전사고 위험성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다.

수술실을 시뮬레이션하는 VR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한다고 가정하면 굳이 수술실 전체를 통째로 재현하기 위한 거대한 촉각 디스플레이를 준비하는 것보다 수술실 중앙에 위치한 수술대와 환자, 수술에 사용되는 다양한 장비들에 대한 촉각 디스플레이만 구현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작은 규모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2. 논리적 속성

2.2.1. 사용자 이동성

세계 접지 기반의 촉각 디스플레이는 체험자가 디스플레이 장치 근처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 이동성을 제한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수술실 시뮬레이터, 비행기 시뮬레이터와 같이 체험자가 정지한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VR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자체 접지 기반 촉각 디스플레이는 체험자 신체에 기기가 부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용자 이동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체험자 신체에 기기 동작을 위한 다양한 케이블과 센서, 배터리 등도 함께 부착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경량화 및 소형화를 통해 체험자의 신체 활동에 걸리적거리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할 것이다.

 

2.2.2. 트래킹 방식에 따른 상호작용

낮은 레이턴시 허용치, 높은 프레임률을 요구하는 촉각 디스플레이의 특징 때문에 트래킹 방식 또한 이러한 요구사항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고품질의 트래킹이 요구되는 시스템의 경우, 체험자의 손가락을 대신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막대기 형태의 포인터 디바이스처럼 체험자와 가상 세계 사이에 위치하여 중재자 역할을 할 도구를 요구하기도 한다.

 

2.2.3. 환경 요구사항

규모가 큰 촉각 디스플레이 장치는 그만큼 넓은 공간을 요구하며, 경우에 따라 유압 펌프, 공압 펌프 등의 특수 장비들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을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촉각 디스플레이 장치는 키오스크 정도 사이즈의 장비에도 내장될 수 있으며,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환경에서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위 사진은 수술 시뮬레이터의 예시로, 의사가 사용하는 실제 수술 장비들에 부착한 촉각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위에 전달되는 진동과 저항감 등을 구현하여 현실감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시뮬레이터는 실제 수술실에 설치될 수도 있으며, 온도 조절기와 같이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시뮬레이터 장비와 별개로 추가적인 장비 설치가 요구될 수도 있다.

 

2.2.4. 다른 감각 디스플레이와의 연관성

촉각 디스플레이가 지니는 대표적인 단점은 체험자가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손에서는 곰돌이 털을 쓰다듬는 촉감이 느껴지는데, 눈앞에는 시커먼 고철 덩어리처럼 생긴 묵직한 기계장비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괴리감은 체험자의 몰입감을 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자체가 가상 세계에 등장한 사물의 일부가 아니라면 장비를 시야에서 가리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가장 간단한 해결방안은 HMD 기기처럼 폐쇄형 머리 기반 시각 디스플레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또는 아래 사진 속 EVL PARIS(Personal Argumanted Reality Immersive System)처럼 시각 디스플레이를 체험자의 눈과 촉각 디스플레이 사이에 배치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2.2.5. 휴대성

휴대성은 촉각 디스플레이의 규모와 요구사항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크기의 촉각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으로 휴대성이 높으며, 규모가 큰 촉각 디스플레이는 그만큼 휴대성도 떨어진다.

다만 유압 장비나 온도 조절 장비와 같이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별도로 설치된 장비가 많아 운반 조건이 까다로울 경우, 크기가 작더라도 휴대성이 떨어질 수 있다.

 

2.2.6. 회전율

장갑과 같은 자체 접지 시스템 방식의 촉각 디스플레이는 장비를 착용하고 벗는 데 걸리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회전율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촉각 디스플레이 장비의 크기가 크다면 백팩 형태로 구성된 장비를 체험자가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체험자들의 체형(키, 몸무게 신체 크기 등)에 따라 착용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며, 체험자의 능숙도에 따라 착용/탈착 시간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는 공공장소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VR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곳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위생을 위해서 사용되는 별도의 장비(위생 비닐 등)를 설치 및 폐기할 때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도 추가로 계산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이와 달리 개인이 자기 소유의 장비를 가지고 VR 경험에 참여하는 경우는 예외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2.2.7. 방해물

디스플레이 장비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공간상의 제약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다양한 방해물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장갑이나 조끼처럼 체험자 신체에 부착하여 사용하며 크기가 작은 촉각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체험자의 신체를 움직일 때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며, 케이블과 같이 걸리적거리는 요소가 있다면 아무리 크기가 작더라도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2.8. 안전

앞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언급했던 특징들을 다시 살펴보면 모두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촉각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눈에 띈다면 그 이유 중 절반은 안전, 절반은 기술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거친다 하더라도 만일을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은 필수적이다.

체험자가 VR 경험을 수행하던 도중, 위험을 감지하여 그 즉시 체험을 중단하고 싶을 때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조건적으로 VR 경험을 즉시 중단시킬 수 있는 드롭-데드 스위치(Drop-dead switch)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드롭-데드 스위치는 발로 조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체험자가 스위치를 밟고 있는 상태로 체험을 이어나가다가 필요할 경우 스위치에서 발을 떼면 즉시 기기가 동작을 멈추는 방식이다.

이러한 장치는 앞서 정확도 특징을 다룰 때 언급했던 것처럼 과한 현실성 보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한 상황에서 제작된 촉각 디스플레이 장비라고 할지라도 필요하다.

장비가 체험자의 신체에 위해가 가하지 않는 수준이더라도, 장비가 오작동하여 장비 스스로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체험자가 강제로 장비를 정지시킬 수단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2.2.9. 비용

촉각 디스플레이는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보다 유독 비용이 많이 드는 장비이다.

이는 아직 촉각 디스플레이의 상용화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제조 과정도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내용들을 다시금 돌아보면 청각 디스플레이만큼이나 즉각적인 피드백, 엄격한 레이턴시 허용치,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특징, 체험자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촉각 피드백, 물리적으로 체험자와 사물이 '접촉(접지)'해야 성립할 수 있는 촉각 피드백의 근본적인 한계 등 촉각 디스플레이 구현 비용을 높이는 요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촉각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 촉각 디스플레이의 도입이 VR 경험의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는 점 덕분에 시간이 흐를수록 촉각 디스플레이의 비용은 점차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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