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s Blog
VR과 상호작용 본문
1. VR과 상호작용
가상 세계에서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진다.
가상 세계 속 체험자는 자신이 어떠한 물리적 행동을 취했을 때, 그에 따라 가상 세계가 반응을 보일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체험자는 가상 세계에 대한 신뢰와 흥미를 잃게 되고, 몰입감은 깨지게 된다.
즉, VR에서의 상호작용(Interaction)은 컴퓨터가 생성한 환경이 체험자의 입력(Input)이 발생했을 때, 그에 반응하는 행동(Action)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체험자가 가상 세계 속에서 어떠한 행동을 입력할 때는 언제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관통하게 된다.
이는 즉, 우리가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모든 행위는 UI가 어떻게 디자인되었는가의 결과물인 것이다.
- 상호작용(Interaction): 상호 간 발생하는 행동(action) 또는 영향력
-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사용자/체험자가 매체와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
일반적으로 인간은 기계와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된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의 사람에게는 대부분의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된다면 그에 맞는 상호작용 방법과 인터페이스 조작법 등을 다시 학습/훈련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학습/훈련 과정의 난이도와 소요되는 시간 자체는 어떻게 개발자가 상호작용과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또는 체험자의 문화권과 배경 지식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인간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심리학 분야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연구가 필요하다.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 중 가장 대중적인 분야를 찾아본다면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전국구 모든 자동차의 기본적인 조작법은 제조국과 브랜드, 가격, 옵션 등과 무관하게 언제나 동일하다.
핸들을 돌려서 바퀴를 꺾고, 액셀을 밟아서 전진하고, 기어봉을 조작해 기어를 바꾸고, 라디오를 켜서 <데자뷰> 음악을 듣고,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기가 막히게 밟아가며 관성 드리프트를 시전 하는 등 모든 자동차의 인터페이스는 항상 동일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사례처럼 일관적이고 학습이 쉬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인간이 기계를 다루는 활동 그 자체에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자 발판이 된다.
2. 상호작용 디자인의 기초
모든 상호작용 디자인은 언제나 사용자의 필요사항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상호작용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판단할 때도 사용자의 필요사항을 충족하는지, 사용자의 작업을 방해하거나 어렵게 만들지 않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하고 접근해야 한다.
또한 좋은 사용자 기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려면 어떠한 언어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텍스트(언어)는 현실 세계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그저 기호들 간의 차이와 질서, 약속에 의해서 만들어진 규칙인 상징기호(Symbol)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해와 사용을 위해서는 별도의 훈련과 교육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급적이면 위 사진처럼 텍스트보다는 그림(도상 기호)이나 사진(지표 기호)처럼 사전 지식과 교육이 특별히 요구되지 않는 기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조슈아 포터(Joshua Portar)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원칙'이라는 19가지 원칙이 존재한다.
협업 분야의 연구에서 비롯된 관련 개념으로 "의도 보존 동작(Intention Preserving Actions)"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상호작용 디자이너의 중요한 목표는 체험자가 수행하고자 하는 작업의 의도에 기반하여 시스템이 체험자의 행동에 반응해야 한다.
즉, 시스템은 체험자가 만드는 모든 명령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자의 추론된 목표에 따라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가 아래 사진의 <I Expect You to Die>라는 작품이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해당 게임에서 체험자는 물체를 잡기 전에는 손의 움직임에 집중하지만, 물체를 한 번 손에 쥐게 되면 체험자의 관심은 손의 정확한 위치가 아니라 물체 그 자체가 된다.
즉, 체험자가 해당 물체를 잡기 위해 손을 움직인 이유는 결국 해당 물체를 다루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물체와 체험자의 손 사이의 물리 효과를 연산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개발자의 작업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3.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메타포(Metaphors)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메타포란, 사용자에게 그들이 배워야 하는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제공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을 사용자(체험자)에게 이미 익숙한 것과 연결함으로써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위 사진을 보면 우리는 영상 플레이어를 다룰 때 보았던 재생, 일시정지, 빨리 감기 기능을 수행하는 버튼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만약 가상 현실 속에서 영상 플레이어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위와 같은 버튼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용 OS에서도 이러한 메타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류철 모양의 파일 브라우저 아이콘, 플로피 디스크 모양의 저장 버튼 등이 대표적이다.
즉, 메타포는 체험자의 지식을 활용하여 추상적인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약 메타포를 활용해 인터페이스를 제작하는 개발자와 그 인터페이스를 해석하고 사용하는 체험자 사이에 오해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체험자는 플로피 디스크를 파일 브라우저 아이콘이라고 이해하고 접근했으나, 개발자는 서류철을 파일 브라우저 아이콘으로 해석할 것이라 이해하고 제작하게 되면 일종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생가보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레이 테스트, 심리학에 대한 연구와 이해,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배경 지식과 메타포를 채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3.1. 얼티메이트 인터페이스 (Ultimate Interface)
궁극적인(Ultimate) 인터페이스는 가상 세계 속 사용자가 현실 세계의 메타포를 그대로 활용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현된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물리 법칙에 의하여 작은 물체를 움직이고자 할 때 취한 행동을 가상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때때로 가상 현실을 사용하는 이유가 이러한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되기도 하므로 편의에 따라서 메타포가 일부 생략/수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상의 가구를 실제 방과 같은 가상의 공간에 배치하여 미리 방 레이아웃을 짜보고 싶을 때, 굳이 가상의 가구를 움직여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기 위해 현실의 가구처럼 여러 명이 달라붙어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기울이는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사용되고 있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메타포를 재활용하는 것은 학습/훈련 속도를 향상하고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어 상당한 이점이 있지만, 언제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후 어린 시절부터 데스크톱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접한 세대의 컴퓨터 활용 능력이 오히려 더 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가 되었다.
이는 스마트폰도 하나의 컴퓨터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과 데스크톱이 지니고 있는 인터페이스의 특징과 사용법, 목표, 설계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메타포 측면에서도 큰 차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어떠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터페이스에 점점 익숙해질수록, 다른 폼팩터로 해당 인터페이스를 이식하기를 원하며 그러한 욕구가 사용자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Dev. Study Note > VR Introdu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VR과 탐색(Navigating) (0) | 2025.01.25 |
---|---|
VR과 조작법(Manipulation) (0) | 2025.01.24 |
기타 감각 렌더링 시스템 (0) | 2025.01.21 |
촉각 렌더링 시스템 (0) | 2025.01.21 |
사운드 렌더링 시스템 (0) | 2025.01.20 |